• [문화일보]14일부터 ‘가을 소풍’ 주제로 콘서트 양희은
  • 등록일2008-11-05| 작성자 관리자

“꽃보다 낙엽이 예뻐지네요”
14일부터 ‘가을 소풍’ 주제로 콘서트 양희은


 가을에 듣는 양희은의 노래들은 황금 들녘처럼 풍성하다.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로 시작되는 노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나 ‘한계령’ ‘내 나이 마흔살에는’ 등을 조용히 음미하다 보면 잊고 살았던 것들이 밀려와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의 청아한 음색과 넉넉한 성량, 가사를 전달하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열심히 삶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양희은의 노래는 어려운 시절일수록 더욱 빛을 발했다.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경기 불황 속에서 그는 요즘 매일 아침 라디오 진행자로 서민들의 아픔과 고민을 함께 느끼고 공유하면서 삶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한다. 라디오에서 소개됐던 서민들의 이야기는 공연장에서 노래로 승화된다.

그의 공연은 세대의 벽을 뛰어넘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고루 지지를 받는 ‘공연계의 스테디셀러’다. 양희은은 11월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콘서트를 펼친다. 공연에서 움츠린 어깨를 활짝 펴게하는 응원가를 띄울 예정이다.

서울 홍대앞 카페에서 만난 그는 신곡에 대해 묻자 35주년 기념 앨범에 수록된 노래 중‘잘가라 내사랑’ 얘기를 먼저 꺼냈다.

“이 노래를 듣고 사람들이 좀 찡하고 슬프다고 하죠. ‘죽음에 대한 이야기’니까 울 명분은 확실해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때보다 더 힘든 상황입니다. ‘사람들은 세월이 약이 될 것이라고 얘기를 하지만 너 떠난 뒤 이렇게 쓸쓸하다’는 것이 가사 내용입니다. 그 어떤 것도 죽음보다는 낫지요.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내야 하지 않느냐는 노래죠.”

그는 “요즘에는 하도 망하는 자영업자가 많아 떡집과 간판집만 잘 된다고 한다. 간판집도 돈은 안되는데 전체를 바꾸지 않고 아크릴판만 바꾸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웃었다. 그는 “요즘처럼 어려울 때는 가족간 유대처럼 중요한 것이 없고, 그 정도에 따라 그 집이 얼마나 튼튼한가, 안 튼튼한가도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대중음악계의 거목이며 그의 노래들은 각 시대를 요약하고 있다. 어떤 가수로 남고 싶을까. 양희은은 “삶과 노래가 유리되지 않는 솔직한 가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뷰를 하는 내내 그에게서 자신을 꾸미지 않는 소박함과 솔직함이 느껴졌다. 그는 내년이면 MBC FM 아침방송인‘여성시대’방송진행 10주년을 맞는다.

“방송을 하면서, 내 의견과 전혀 다른 의견이 많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나는 여성시대를 하면서 많이 자랐죠. 솔직하지 않으면 방송을 오래 못합니다. 똑같은 경우에 저번에 이렇게 얘기하더니 이번에는 이렇게 한다는 반응을 들을 수 있어요.”

그의 공연은 철퍼덕 앉아서 이야기하듯 편안한 분위기를 풍긴다는 점에서 소풍을 연상케 한다. 이번 콘서트에서도 ‘가을 소풍’을 주제로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낙엽이 생각나는 가을 분위기로 콘서트를 물들일 예정이다.

“그전에는 꽃만 예쁜줄 알았는데, 낙엽이 그렇게 예쁘더라구요. 찬란한 은행의 노랑빛이나 비에 젖은 단풍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면 처연한 화려함이 느껴져요. 이렇게 낭만적으로 보여도 실은 엄청난 생존을 위한 지혜라고 하더군요. 나도 인생의 가을쯤에 서서 해질녘이나 노을처럼 스러지는 것을 생각 안 할 수 없는 나이인데, 낙엽도 기가 막히다는 것, 너무 화려하다는 것을 보고 뻥하고 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늙음이 젊음으로 갈 수는 없지만 새로운 화사함으로 새롭게 하루하루 살 수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하게 돼요.”

노래의 생명력에 대해 “노래는 듣는 사람 것이며 듣는 사람 맘이다. 비밀이 거기 있다”며 “사심없이 만든 노래가 오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품으로 휙 감았을 때보다 벗은 몸으로 볼 때 진면목이 드러나듯이 뼈대 자체가 잘 생긴 노래가 오래가죠. 최근 샘플링도 많고 리메이크 노래가 많은 데, 머리로 악을 쓰고 만들어도 옛날의 서정성을 못 따라갑니다. 가슴이 아파야 그런 노래가 나오는 거지 설정으로는 그런 노래를 만들 수 없거든요.” 02-522-9933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

[문화일보]2008-11-05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

 

bp1 bp3 bp5 bpk TYPE
bp1 bp3 bpk TY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