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민일보]천상병 재조명에 거는 기대와 과제
  • 등록일2008-12-20| 작성자 관리자

[사설]천상병 재조명에 거는 기대와 과제
2008년 12월 19일 (금) 경남도민일보 webmaster@idomin.com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 또는 '문단의 마지막 기인(奇人)'으로 불리던 천상병 시인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문학관을 건립하는 등 업적을 아우르는 행사 및 기념물 조성을 제안했고, 황철곤 마산시장도 긍정적인 답을 했다. 뜻있는 작업임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우려와 과제도 있다.

뜻있는 작업이라는 말은 천상병 시인을 마산문학의 브랜드화 했을 때 얻어지는 가치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알다시피 마산에는 잊을 만하면 마산문학관을 노산 문학관으로 개칭하고 싶어하는 일부 시대착오적인 움직임이 있다. 이은상이 비록 친일명단에는 들어 있지 않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독재 부역과 친일 의혹작품이 있음에도 그런 주장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천 시인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기념사업화하면 관심의 초점이 자연스럽게 천 시인에게로 옮겨가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천 시인의 <귀천> <새> <행복> 등의 작품은 대중성과 작품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예술 행사화하면 충분한 부가효과가 가능하다 하겠다. 의정부에서 해마다 여는 천상병 예술제가 나날이 이름을 얻어가는 것도 이에 연유한다.

다른 문화축제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천상병 예술제는 벌써 5회째다. 시를 소재로 연극배우 소리꾼 아카펠라 그룹 등 다양한 문화예술가들이 참여해 새로운 예술창작과 시도로 호평을 받는다 한다. 이외도 산청 서울 등지에서 천상병 관련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게 바로 우려스러운 바다. 이는 천상병을 브랜드화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임과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이미 다른 지자체에서 다양한 기념사업을 하는 마당에 뒤늦게 따라하기식 기념사업을 한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제도 있다. 천 시인이 아닌 다른 문인들, 예를 들면 친일문인으로 결론난 이원수는 제외하더라도, 실천문학 선두주자로 꼽히는 카프 계열 권환 시인이나, <산토끼>를 지은 이일래 선생, 뇌성마비를 앓으면서도 생애 내내 실천적 시 세계를 보여온 이선관 시인 등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 더 많은 조사 논의 등이 뒤따라야 하는 까닭이다.


[경남도민일보]
2008년 12월 19일 (금) /경남도민일보 webmaster@idomin.com

 

bp1 bp3 bp5 bpk TYPE
bp1 bp3 bpk TY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