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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연극·뮤지컬'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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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 |
올해도 공연장을 찾는 관객의 발걸음이 쉼 없이 이어졌다. 2008년은 대중에게 익숙한 스타들의 무대 진출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한 해였다. ‘연극열전2’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하나의 브랜드로 떠오른 점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를 바탕으로 한 무비컬 제작도 올해 뮤지컬 트렌드로 꼽을 만하다.
유행이 된 ‘스타마케팅’
뮤지컬이나 연극에 연예인을 기용하는 스타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졌다. 올해는 특히 가수의 뮤지컬 진출이 두드러졌다. 가수는 뮤지컬의 기본인 노래 실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뮤지컬 계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음반 시장 불황으로 가수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진 반면, 뮤지컬 시장이 급성장한 것도 가수의 뮤지컬 진출을 가속시켰다.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정상급 아이돌 스타가 줄줄이 무대에 서면서 콘서트장이 아닌 극장에서 이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빅뱅의 대성(캣츠)과 승리(소나기), 슈퍼주니어의 강인과 김희철(제너두), SS501의 박정민(그리스), 손호영(싱글즈), 앤디(폴라로이드·싱글즈), 이성진(싱글즈), 이지훈(햄릿), 라이언(즐거운 인생), 오종혁(온에어) 등 젊은 가수들이 뮤지컬 무대를 점령했다.
소녀그룹 핑클 출신 옥주현은 ‘시카고’ ‘캣츠’ 등 뮤지컬 대작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 안착했다. S.E.S 출신의 바다 역시 ‘노트르담 드 파리’ ‘텔 미 온 어 선데이’ ‘미녀는 괴로워’ 등에 잇따라 출연하며 입지를 굳혔다. 신해철은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에서 악역 바리새인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왕년의 아이돌 스타 김원준(라디오스타)은 ‘라디오 스타’로 뮤지컬에 데뷔하며 오랜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박지윤도 ‘클레오파트라’에 출연하며 휴지기를 끝냈다.
탤런트 노주현은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 부성애 넘치는 아버지 역할을 맡아 연기 인생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했다. 탤런트 이형철도 ‘마이 페어 레이디’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하희라는 ‘굿바이걸’ 출연으로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섰다. 정준하(라디오스타), 김진수(진짜진짜 좋아해), 김효진(온에어) 등 개그맨도 뮤지컬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스타들의 행렬은 연극 무대에도 이어졌다. 특히 배우 조재현이 기획한 ‘연극열전2’는 이순재(라이프 인 더 씨어터), 나문희(잘자요, 엄마), 고수(돌아온 엄사장), 황정민(웃음의 대학), 한채영(서툰 사람들), 최화정(리타 길들이기) 등 매 작품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배우를 내세워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god 출신 데니안은 가수로서는 드물게 ‘클로져’ ‘나생문’ ‘벚꽃동산’ 등 연극 무대에 잇따라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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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뮤지컬 ‘지하철 1호선’ |
연예인의 공연계 진출과 맞물려 유명 연예인을 보유한 대형 연예기획사도 뮤지컬 사업에 뛰어들었다. 보아, 슈퍼주니어 등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는 뮤지컬 제작사 SM 아트컴퍼니를 출범하고, 첫 작품으로 ‘제너두’를 무대에 올렸다.
무비컬·‘연극열전2’ 신바람
2008년 국내 뮤지컬계에서는 영화를 바탕으로 한 ‘무비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해는 해외 라이선스 무비컬이 소개되기보다는 한국 영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 제작이 활발했다. ‘라디오스타’ ‘내 마음의 풍금’ ‘파이란’ ‘미녀는 괴로워’ 등 다양한 영화가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추억의 동명 영화를 모티브로 한 ‘진짜진짜 좋아해’는 중장년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예상 밖의 인기를 모았다. 이 뮤지컬의 성공에 힘입어 1970년대 후반 인기를 모았던 ‘고교 얄개’를 모티브로 한 ‘돌아온 고교얄개’가 무대에 올랐다.
무비컬 제작이 활발한 것은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는 것보다 대중에게 익숙한 소재를 취하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대중성이 검증됐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보장한다. 상업성을 바탕으로 하는 뮤지컬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제작된 ‘댄싱 섀도우’ ‘대장금’ 등 대형 창작 뮤지컬이 흥행에 실패한 것도 제작자들의 영화 선호도를 높였다.
배우 조재현이 기획·제작한 ‘연극열전2’가 연극계 최고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서툰 사람들’을 시작으로 현재 공연 중인 마지막 작품 ‘민들레 바람되어’까지 총 10편이 무대에 올라 고른 사랑을 받았다. 지난 1월 공연된 두 번째 작품 ‘늘근도둑 이야기’는 지방 순회에 나선 것은 물론이고, 연장을 거듭하며 아직까지 공연되고 있다. 평균 객석 점유율은 95%에 이른다.
관객은 환호했지만, 평단의 반응은 냉담했다. 2004년 첫 번째 연극열전이 한 시대를 상징할 만한 작품으로 구성됐다면, 이번 시리즈는 관객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연극을 잘 보지 않던 관객까지 대학로로 끌어들인 점은 평가할 만하지만, 1년에 연극 한두 편 보는 관객을 모두 독식했다는 성토를 들어야 했다.
멈춰 선 ‘지하철 1호선’
15년간 공연되며 한국 뮤지컬사를 새로 쓴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세기 지하철 1호선’은 오는 31일 4000회 공연을 마친 후 운행을 멈춘다. 작품을 각색·연출한 김민기는 21세기판 ‘지하철 1호선’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예술의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각각 개관 20주년과 10주년을 기념해 공동제작한 ‘야끼니꾸 드래곤’은 상반기 연극계 주요 이슈였다. 재일교포 작가 정의신이 쓰고 연출했으며, 한일 양국 배우들이 호흡을 맞춰 의미가 크다. ‘자이니치(재일교포)’의 뼈아픈 현실과 박탈감을 때로 눈물겹게, 때로 경쾌하게 그려내 양국에서 찬사를 받았다.
[세계일보]이보연 기자 bya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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