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잡아라
불황·실업 등 사회현실 반영 저렴한 문화 마케팅도 각광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증가로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요즘 이들을 주소비층으로 하는 대중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실업 등 사회문제를 소재로 한 드라마, 영화, 가요는 물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 마케팅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가요 등 현실 리얼하게 묘사
최근 8집을 발표한 윤도현밴드는 수록곡 ‘88만원의 루징 게임’을 통해 88만원 세대가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묘사했다. 인디계의 혜성으로 등장한 장기하와 얼굴들은 히트곡 ‘싸구려 커피’에서 씁쓸한 현실을 드러냈다. 청년층의 루저문화를 자조적인 목소리로 표현하면서 대중의 심리를 깊게 파고들고 있다.
브라운관에서는 실업난을 코믹하게 다룬 MTV 월화극 ‘내조의 여왕’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는 실력보다는 권력의 힘에 의해 굴러가는 조직에서 번번이 패배를 맛보는 주인공 온달수(오지호)를 통해 사회 초년생들의 고충을 표현하고 있다.
스크린에서도 삶의 어두운 현실을 그려낸 영화들이 늘어나고 있다.
독립영화 ‘낮술’은 20대 백수의 여행기를 유쾌하게 그리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개봉한 ‘우리집에 왜 왔니’와 다음달 개봉하는 ‘김씨표류기’에서는 세상을 비관해 자살을 시도하는 남자와 홈리스·은둔형 외톨이 여자 등 현대 사회가 낳은 암울한 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해외영화제 수상에 빛나는 독립영화 ‘똥파리’도 어두운 현실을 직설적으로 그렸다.
◆ 영화·공연 할인혜택 풍성
현대인의 심리를 반영한 문화가 주목받는 가운데 문화 소외계층으로 몰린 이들을 끌어들여 불황을 극복하려는 윈윈전략도 전개되고 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1일부터 SK텔레콤 TTL 회원을 대상으로 하루 한 차례 2000원을 할인해 주기 시작했다.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하지만 3년 만에 부활한 이통사의 영화관람료 할인혜택 서비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시네마 임성규 과장은 “극장에 전체 관객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관객 유입 차원에서 실시하게 됐다”며 불황과 실업 증가 등으로 위축된 관객 소비심리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과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공연가는 그동안 공연이 열리지 않았던 시간대를 공략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관객을 모으는 전략을 내세운다. 의정부 예술의전당은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공연하는 ‘모닝 연극’ 시리즈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브런치 공연’을 만들어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 관객을 맞는다. 성남아트센터, 고양아람누리 등도 한 달에 한 번 ‘아침 음악회’를 공연 중이다.
[메트로]2009-04-14/유순호 suno@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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