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일보]의정부음악극축제 ‘맥베스―피로 물든 남자’ 공연
  • 등록일2009-05-13| 작성자 관리자


의정부음악극축제 ‘맥베스―피로 물든 남자’ 공연


의정부시는 요즘 지난 1일 개막한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로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오는 16일로 다가온 폐막식이 아쉬울 따름. 하지만 축제의 마지막 주간인 지금, 놓치면 후회할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다소 위안이 된다. 폐막작인 폴란드 극단 비우로 포드로지의 ‘맥베스―피로 물든 남자’가 바로 그 작품이다.

이 극은 폴란드의 대표 극단인 ‘비우로 포드로지(Biuro Podrozy)’가 05년 유럽 수도로 지명된 아일랜드 코크 시 정부로부터 위촉받아 그해 초연한 대형야외극으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를 화려한 대형야외극으로 꾸몄다.
초연 후, 07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하고 다음 해에 테헤란 연극제에서 최고 연출상을 수상하는 등 탄탄한 작품성을 자랑한다.

새로운 표현 양식을 탐미하며 예술을 체험하지 못한 관객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주로 야외무대를 선택하고, 시대적 문제와 이슈를 고민하는 극단의 성격에서 비롯된 쾌거로 봐도 무방할 듯.
극의 주인공인 스코틀랜드의 무장 맥베스는 승전 후, 본국으로 귀환하는 길에 왕이 될 사람이라는 세 마녀의 예언을 듣는다. 충성심과 권좌에 대한 욕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맥베스는 이 일을 부인과 의논하고, 레이디 맥베스는 권좌를 향한 야심을 드러낸다.
욕망에 휘둘리는 한 인간의 비극으로 짧게 정리할 수도 있지만,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면 그것이 전쟁을 두려워하면서도 각각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초래하는 우리네 현실임을 느낄 수 있다.

악명 높은 이라크의 아부그라이브 교도소를 연상시키는 철장 속의 벌거벗은 죄수부터 흰 부르카를 입은 마녀들을 보면서, 관객이 현존하는 동시대의 전쟁 상황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상이 아닐까 싶다.
짜릿한 화려함과 절묘한 어울림이 돋보이는 외형적 특징은 이 작품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한 몫 한다.
장대 배우들이 불과 음악 사이를 가로 질러 걸어다니고, 횃불이 타오르는 무대 사이로 오토바이 추격신 등의 짜릿한 장면을 따라 펼쳐진다.

여기서 극명한 시각적 대조를 이루는 금속무대와 횃불은 인간의 양면성을 상징. 또 모든 사운드가 음악이 되며 극의 흐름을 함축적으로 암시하는 장치인데, 마녀들이 흔드는 딸랑이의 신경질적인 소리가 긴박한 전쟁 상황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한이 서린 소프라노의 노래가 비극적 종말을 알리는 것 등이 그러하다. 공연은 오는 15, 16일 오후8시 30분 의정부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펼쳐진다.
류설아기자/rsa119@joongboo.com


[중부일보]2009.05.13/류설아기자/rsa11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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