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공공 공연장의 과제
  • 등록일2005-06-02| 작성자 의정부예술의전당

2005-05-17


지역 공공 공연장의 과제 중앙에서도 한때는 ‘공공 공연장이 돈벌이 위해 자체 기획공연에 몰두하는 바람에 민간단체의 대관이 어렵다. 공연예술계가 위기다’라는 얘기가 있었다. 이 말대로면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 문예회관과 같은 공공 공연장 등은 문화창달이라는 공적인 이익과 가치추구에 부합하지 못한 잘못된 일을 해왔던 셈이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공연단체에 발표무대를 제공해야 함에도 이익이 되는 공연만 찾아 자체기획공연으로 소화한다면 순수예술진흥이라는 본래적 사명을 다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그와 정반대다. 이들 공연장이 공간 대관 중심으로 운영하던 시절, 개인예술가 혹은 공연단체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 중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 ‘세종문화회관 소강당’, ‘문예회관’은 상당부분 민간기획단체가 주최한 독주회 혹은 학교 무용단체들의 차지였다. 이들 공연은 자발적 수요로 창출된 관객이 아닌 일가친지, 전공자 제자들을 모아 놓고 홀로 만족을 꾀하는 ‘자위공연’에 가깝다. 이런 공연에는 출연자의 신분을 과시하듯 겹겹이 쌓이는 화환과 예외 없이 들러리 평론가가 등장해 나팔수 역할을 한다. ‘그녀의 피아니시모니는 환상의 극치였다’등 관람 평이 전문지에 실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 모든 것들은 진정한 의미의 관객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수요 공급의 원리 밖에서 혼자 생산해내고 스스로 즐기는 왜곡된 확대 재생산 구조를 연출한다. 외국 같으면 학교 강당이나 구민회관 정도의 지역 공연장을 이용해도 될 공연 수요가 유명 공공 공연장으로만 몰리는데는 이름값에 대한 프리미엄 심리가 작용했음이다. 대학 강사 자리를 위한 경력난에 채워질 유명 공연장의 이름값이 엉뚱한 수요를 폭발시켰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공연의 양적 팽창에는 기여할지 모르지만 질의 고양이나 공연산업의 경쟁력 향상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한 뜻에서 공공 공연장의 자체기획기능 활성화는 일부 순수공연장이 본래 기능을 외면하고 돈벌이 우선으로 영화 혹은 대중공연을 무분별하게 수용하는 것을 빼놓고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카네기홀이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것도 바로 극장이 자체 기획기능을 활성화 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밀라노 시에서 지원하고 있는 스카라 극장이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하고 밀라노의 문화관광 자원으로 유명해진 사유도 이 때문이다. 공공 공연장이 자체 프로그램을 앞세우기 때문에 공연단체가 갈 데가 없다는 논리는 잘못된 것이다. 극장의 역할이 증대 되면 전속단체 뿐만 아닌 우수한 예술가와 단체의 경우 설 기회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일과성 일회성의 실적주의 공연보다는 레퍼터리 시스템을 통한 관객 저변 확대는 물론 공연장의 관광자원화도 조속히 진전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90년대부터 중앙의 언론과 문화계에서는 모든 공공 공연장의 ‘자체 기획공연활성화’를 주문하고 그렇지 못함을 비판했다. 세종문화회관의 경우 전속된 서울시립예술단체가 중심프로그램을 맡아 나가야 한다는 논지다. 이제 지방의 공공 공연장도 인적 물적 자원을 갖춘 만큼 우수하고 질 좋은 상품을 제작하고 파는 근대적 유통체제로 거듭나야 한다. 지역문화의 잡화상을 만들라고 지역민이 세금을 내서 만든 공간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자체 기획과 제작 기능을 활성화하고 있는 의정부 예술의 전당과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의 변신은 좋은 모델이 아닐 수 없다. ‘세계속의 경기도’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전속예술단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획공연사업을 펼쳐 나가고 있는 경기도 문화의 전당도 그 변화의 한가운데 있음을 알아주기 바란다. /홍 사 종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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