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츠뉴스]안무가 김순정 "일생을 통해서 삶과 함께하는 발레가 되기를 바란다."
  • 등록일2009-08-15| 작성자 관리자


[인터뷰] 안무가 김순정 "일생을 통해서 삶과 함께하는 발레가 되기를 바란다."


제 15회 창무국제예술제, [한・미・일 여성 안무가전]에서 <물거품 그리고 달>을 처음으로 선보이게 된 김순정
발레단의 김순정 단장(성신여대 교수)을 만났다.


• [한・미・일 여성 안무가전]에서 한국을 대표하게 되셨습니다.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저는 그동안 창무국제예술제 관객의 입장이었어요. 이번에 초청해주셔서 처음으로 안무가로 참가하게 되었는데, 그 첫 무대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초연작 <물거품 그리고 달>로 참가하게 되어 더욱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 창무국제예술제가 올해부터 의정부에서 열리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서울에서 하다가 의정부로 옮기게 되어 관객 분들은 조금 불편하다고 느끼실 텐데, 안무가 입장에서는 극장이 가진 조건이 중요하지 공연을 하는 지역이 중요하진 않아요. 극장의 조건이 무용하기에 좋다면 전 어디든지 상관없습니다. 또, 개성있는 문화예술축제들이 각 지방에 고루 분포되어, 특정 지역과 특정 문화예술축제가 같이 인식되어 많은 이동이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저는 의정부로 옮겨간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물거품 그리고 달>이 창무국제예술제에서 초연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작품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동북아 창세신화 ‘천궁대전’에는 ‘아부카허허라’는 여신이 있습니다. 물거품에서 태어나 다시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아부카허허’는 생명의 순환을 내포하고 있어요. ‘물거품’은 이러한 생명의 순환을 상징하는 것이고, ‘달’은 진리라고 생각했어요. 달이 차고 기울듯이 시대와 상황에 따라 진리도 변화하는 것이죠. 인간의 삶이란 그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창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죠. 인간의 삶은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아부카허허’와 많이 닮아 있어요. 있으면서도 없고 없으면서도 있는 물거품에서 태어난 그녀의 이야기가 저의 마음에 크게 와 닺았고, ‘아부카허허’가 가진 생명성의 이미지를 무대에서 형상화 하고 싶었습니다.

• 과거 최태지, 문훈숙 단장과는 라이벌 구도로 많이 비춰졌다. 두 분은 선생님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최태지, 문훈숙 단장은 20대부터 지금까지 발레와 삶을 같이 한 깊은 관계죠. 부모형제와 버금가는 인연이라고 느껴져요. 지금도 매우 친하고요. 20대부터 두 분에게 자극을 받으며,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었죠. 제가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감사한 라이벌이자 동료이죠. 지금 두 분에게는 큰 발레단을 이끌어야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어, 때로는 안쓰럽게도 느껴져요. 저는 제 자리에서, 두 분은 또 그 자리에서 서로 오래도록 건강하게, 같이 발레라는 테두리에서 관계하고 싶어요.

• 안무가에게 몸은?

저는 어린 시절 교만하게도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국립발레단 시절에 과로하면서 몸이 정신을 거부하는 경험을 했었고, 이후에 아이를 낳고 다양한 사회경험을 하면서 몸과 정신이 화해하는 시기도 있었어요. 안무가에게 필요한 몸은 체력적으로 단련된 단순한 몸이 아닌,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지식과 정신을 포함한 온전한 하나의 우주, 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무가에게 몸은 인간 자체인 것이죠.

• 토슈즈를 신은 선생님의 모습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요?

토슈즈를 신고 벗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나이가 많은데 토슈즈를 신는다고 대단하다고 평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품에 따라서 토슈즈가 필요하면 신고, 필요하지 않으면 벗는 것이죠. 토슈즈는 하나의 오브제로 사용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발레가 힘으로 하는 예술이 아니고 인간을 표현하는 예술이라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 발레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죠. 일생을 통해서 삶과 함께하는 발레가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 이번 제 15회 창무국제예술제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무엇입니까?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젊은 안무가들의 무대가 가장 기대됩니다. 같은 무대에 서게 되는 야마다 세츠코씨의 <기묘한 고독>도 익히 명성을 들었지만, 직접 본 적은 없어서 기대됩니다. 그리고 전미숙 선생님의 작품도 좋아하고, 폴란드 실레지안 댄스씨어터의 작품도 기대되고, 모든 작품이 기대되고 보고 싶네요.

• 20대 젊은 안무가들에게 바라는 점이나,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전과 비교해서 지원도 많아졌고,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 것 같아요. 젊은 안무가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작품을 만들어보는 것 이상으로 좋은 경험은 없다고 생각해요. 자신감을 가지고 힘냈으면 좋겠어요.

• 창무국제예술제 관람을 고민하는 아츠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창무국제예술제는 여름의 끝자락에 시작하는 축제인데요, 젊은 무용가부터 원로 전통무용가 그리고 첨단을 달리는 멀티미디어댄스까지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니까요, 1호선을 타고 나들이오시면 환상적인 무대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창무국제예술제가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시면, 저희 모든 무용가들이 더욱 힘내서 좋은 작품으로 보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많이들 오셔서 격려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안무가로서 꿈이 있다면요?

저는 무용가로 살고 싶었어요. 누군가 저에게 계속 안무를 해 주었더라면 저는 안무가가 되지 않고 무용가로 계속 살았을 거예요. 저는 춤을 추기 위해 안무를 시작했어요. 어쩌면 한국의 현실이 저를 안무가로 만들었는데, 만약 그것이 운명이라면 저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매진할 것이고, 제 작품을 통해서 많은 후배 무용가들과 제자들이 자극을 받고 ‘훌륭한 예술가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게 제가 안무가로서 가져야 할 소명이라고 생각해요. 오늘도 제가 연습을 하고, 땀을 흘리고, 작품을 만드는 이유는 그 소명이 저의 꿈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겠죠.


[아츠뉴스]
2009/08/14 15:34:08  /《ⓒ 예술을 즐겨라! 아츠뉴스 정의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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