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경제]지역공연장, 오페라 ‘독립선언’ 新바람
  • 등록일2009-09-15| 작성자 관리자


지역공연장, 오페라 ‘독립선언’ 新바람


서울중심 탈피 균형발전 도모 /
지방공연장 공동제작 활기
한편 제작 수억원 부담 덜고
/ 값비싼 무대세트 재활용 효과

그랜드 오페라 한 편을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은 수억원. 그러나 오페라 관객의 수요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지역 공연장이 단독으로 오페라를 제작하는 것은 대단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렇다 보니 오페라 제작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고, 숱하게 공연했던 레퍼토리를 재탕 삼탕하거나 해외 오페라단의 공연을 수입해 오는 게 국내 오페라계의 관습이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바람이 생겼다. 지역 공연장들이 힘을 합쳐 새로운 레퍼토리를 발굴ㆍ제작하는 데 나선 것이다.

공동제작의 장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제작비를 나눠서 분담하니 각 공연장 입장에서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한 번 만든 작품을 여러 번 공연함으로써 값비싼 무대세트를 재활용할 수 있다. 공동으로 홍보ㆍ마케팅을 하는 데 따른 이점도 따라온다. 또 거듭된 공연을 통해 연출의 완성도가 높아지니 결과적으로 관객들의 즐거움도 커진다.

이런 공동 제작이 활성화되면 어마어마한 제작비에 겁먹어 움츠러 들었던 지방 공연장들이 자체 오페라 레퍼토리를 보유하게 되면서 문화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된다. 서울의 대형 공연장들이 문화 콘텐츠의 공급권을 쥐고 있는 중앙집중형 구조에서 탈피해 지역균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페라 ‘사랑의 묘약’ 2009년 3월 대구오페라하우스 제작 버전.


▶사랑의 묘약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대구오페라하우스, 고양문화재단은 도니제티의 오페라 부파(이탈리아어로 쓰인 가벼운 내용의 희극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공동제작했다. 

‘사랑의 묘약’은 일종의 ‘로맨틱 코미디’다. 주인공 아디나와 네모리노의 사랑을 둘러싼 희극적인 반전이 핵심이다. 사랑에 눈이 먼 청년 네모리노와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도도한 아가씨 아디나, 예쁜 여자라면 무조건 결혼부터 하겠다며 덤벼드는 벨코레 등의 등장인물은 웃음과 함께 진정한 사랑에 대한 깨달음을 전한다.

네모리노가 아디나의 집 앞에 홀로 서서 아디나를 생각하며 부르는 ‘남몰래 흘리는 눈물’은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모르는 이들의 귀에도 친숙할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지난 6월 국립오페라단의 ‘노르마’를 연출했던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파올로 바이오코, 안무는 현대무용가 박호빈이 맡았다.

연출가 파올로 바이오코는 원작의 19세기 배경을 현대적으로 연출해 이 시대의 관객들도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그는 또 단순한 희극에 그치지 않고 희극 속에 숨은 비극을 찾아서 보여줌으로써 ‘사랑의 묘약’을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17~19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10월 8~10일 대구오페라하우스, 10월 16~18일 고양아람누리

 

                                      오페라 ‘베르테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의정부예술의전당, 하남문화예술회관, 노원문화예술회관은 마스네의 오페라 ‘베르테르’를 공동제작했다.

오페라 ‘베르테르’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토대로 작곡됐으며 연극적인 재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젊은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그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는 인간의 모습이 격정적으로 묘사돼 있다.

젊은 변호사 베르테르는 상속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한 마을을 방문했다가 무도회에서 샬롯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샬롯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모님이 정해 놓은 약혼자와 결혼한다. 베르테르와 샬롯은 어긋난 관계 속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지만, 슬픈 운명을 견디지 못한 베르테르는 권총으로 자살하고 만다. 

작품의 줄거리는 약혼자가 있는 여인 샤로테 부프를 사랑했던 작가 괴테 자신의 경험, 유부녀를 사랑하다가 괴로움에 못 이겨 자살한 친구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다.

보통 오페라의 여주인공이 소프라노 음역대로 설정되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의 여주인공 샬롯은 메조소프라노 음역대로 작곡됐다. 오케스트라 음악이 단순한 반주 기능에 그치지 않고 인물의 심리와 갈등을 표현하는 적극적인 장치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10월 22~24일 의정부예술의전당, 10월 30~31일 하남문화예술회관, 11월 21~22일 노원문화예술회관



[헤럴드경제]김소민 기자/som@heraldm.com/2009.09.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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