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일보]게재일 : 2007.03.27 /조현석기자/paint@joongboo.com
의정부예술의전당,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
지난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는 색다르다면 색다르고 진부하다면 진부할 수도 있는 ‘노년에 찾아 온 마지막 사랑’의 이야기를 다룬다.
노인대학을 핑계로 할머니들과의 만남에 목을 매는 것 같은 날라리 노신사 박동만은 30년 전 부인과 사별한 과거가 있고 해장국집을 하면서 욕쟁이 할멈으로 통하던 이점순은 험한 세상에서 남편 없이 세딸을 키우기 위해 얕잡아보이지 않으려고 일부러 욕을 하고 살아왔다.
드라마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양택조와 사미자라는 두 배우는 그들을 믿고 찾아온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들은 동네 어느 어귀에서 쉽게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평범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캐릭터를 무대 위에 펼쳐내면서 삶의 아픔과 고뇌를 표현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관객들은 소박하지만 잔정이 넘치는 또다른 우리 이웃의 아웅다웅하는 모습과 밀고당기는 장면을 옆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는 듯 자연스럽게 지켜보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박동만과 이점순이 티격태격하는 모습과 늘그막에 찾아온 사랑을 청춘들의 사랑처럼 아기자기하게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관객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보듯 공감하고 웃음을 짓는다.
이어 우리네 인생처럼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가슴아픈 이별에 어느덧 객석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삶을 무대 위로 이끌어낸 작품에 중장년이 대부분이었던 관객들은 정서적 동질감과 감동에 뜨거운 박수로 배우들의 연기, 아니 그들이 주인공이었던 스스로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오늘 아침 어느 라디오 방송의 한 공익광고에 최근 부모세대들의 과도한 자식사랑에 우려를 표하면서 ‘부모들이 애써서 자식들이 편하면 손자들은 거지가 된다’는 일본속담을 소개했다.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들에게 버림받는 첫 세대라는 지금의 중장년들, 이 연극은 자식들을 위해 삶을 바쳤던 이땅의 중장년들에게 그들의 삶에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이었는가 하는 회한을 던져주는 듯 하다.
조현석기자/paint@joongboo.com
게재일 : 200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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