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의 여파로 겨울 한파가 유독 시리게 느껴지는 연말, 1년 내내 문화생활과 담 쌓고 지내던 이들도 이맘 때면 '가족과 공연이라도 볼까'하며 지갑을 열게 마련이다.
이처럼 다양한 공연은 가족 및 친지와 함께 즐기는 송년 이벤트로 자리잡고 있다. 시끌벅적한 술 자리 회식을 축소 혹은 취소하고, 올 연말과 새해에는 음악으로 송년 파티를 열어보자.
의정부에 사는 최선화(36·여)씨는 지난해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금난새)의 송년음악회를 보고는 앞으로 매해 세밑에는 콘서트를 보기로 했다.
최씨는 지난해 이맘때 송년음악회를 앞두고는 걱정 반 설렘반 이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녀는 "클래식 음악을 들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오케스트라 연주회는 처음이어서 제대로 음악회를 즐길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며 "하지만 신년음악회의 단골 메뉴라는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의 연주가 끝난 후 사람들이 송년을 음악과 함께 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투쟁적인 1악장과 해학적인 2악장, 여기에 3악장의 아름다운 선율을 거쳐 인류의 화합과 평화의 염원을 담은 4악장까지 '합창교향곡'은 최씨에게 지난 1년의 삶과 다가올 희망찬 새해를 적절히 반추할 수 있게끔 했다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의 선진도시랄 수 있는 베를린과 빈 또한 각각 송년과 신년에 세계 각지 음악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베를린 필하모닉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와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등을 중심 축으로 송년음악회를, 빈 필하모닉은 오직 왈츠로 꾸민 신년음악회를 수십년간 진행중이다.
이들의 송년, 신년 연주회 실황은 TV 전파를 통해 지구촌 곳곳 안방에 전달되며, DVD로 제작돼 음반 매장에서 음악팬들과 만나기도 한다.
음악계 관계자들은 "차가운 날씨에다 사회 경제적으로 어두운 여건 때문에 위축된 심신을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며 추스를 수 있으며, 한 해가 지나간다는 허망함을 잊고 새해를 희망차게 맞이할 수 있어서 송년·신년 음악회의 인기가 지속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와 인천지역에선 크리스마스와 연말, 신년 시즌을 맞아 클래식은 물론 뮤지컬과 콘서트 등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음악회가 준비되어 있다. 차분한 음악과 더불어 한해를 정리하고 신년의 계획을 세우는 송년음악회 나들이를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