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일보]우수공연장문화 CEO <4>의정부예술의전당 이진배 사장
  • 등록일2010-02-05| 작성자 관리자


우수공연장문화 CEO <4>의정부예술의전당 이진배 사장
문화 불모지에 꽃핀 ‘축제의 도시’ 의정부

   

프랑스의 작은 도시 아비뇽. 1947년 인구 10만의 별볼일 없던 이곳에 연극인 장 빌라르(Jean Vilar)가 찾아온다. 그가 한 일은 바로 거리 연극. 이 작은 일이 있은 이후 아비뇽은 매년 수십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문화예술 축제의 도시가 됐다. 2005년, 경기도 북부의 작은 도시 의정부에도 프랑스의 빌라르와 같은 존재가 등장한다. 바로 이진배 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이다. 그는 ‘군사도시’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의정부를 아비뇽과 같은 세계적인 축제의 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축제의 도시, 의정부

의정부문화예술회관은 2006년 의정부예술의전당으로 법인화 됐다. 당시 이 사장에게 떨어진 당면 과제는 전당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의정부만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 ‘비전’이 필요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롤 모델로 떠올린 곳이 바로 프랑스의 아비뇽과 영국의 에딘버러였다. 모두 문화예술 축제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도시들이다.

“두 곳은 문화예술의 중심도 아니었고 도시 규모도 아주 작은 소도시였지만 예술축제 하나만으로 성공했습니다. 당시 의정부에서도 국제음악극축제와 천상병예술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의정부도 세계적인 축제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갖고 도전할 수 있었죠.”

그가 제시한 비전은 ‘문화예술 창조도시’였다. 목표가 정해지자 그의 추진력은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예술축제의 성패는 전적으로 시민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그들만의 리그’가 돼서는 안되는 거지요.”

프랑스의 아비뇽·영국의 에딘버러 꿈꾸며
국제음악극축제·창무국제예술제 등 개최

3년전부터 국제음악극축제에 에딘버러의 프린지페스티벌 개념을 도입, 전문 예술가가 아닌 아마추어 예술인과 일반인들에게까지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을 넓힌 것도 이 같은 이 사장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이 사장의 축제에 대한 의미있는 집착은 여기에 머물지 않았다. 여느 도시에서는 하나도 소화해 내기 힘든 예술축제를 두 개도 모자라 하나를 더 유치한 것. 바로 창무국제예술제다.

“음악극축제하고 천상병예술제만으로는 그 효과가 약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지난해 예전부터 알고 있던 창무국제예술제가 표류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거다 싶었지요.”

의정부는 국제음악극축제, 천상병예술제와 함께 창무국제예술제까지 개최하게 되면서 일년 내내 예술축제가 끊이지 않게 됐다. 바로 이 사장이 그리던 ‘축제의 도시 의정부’ 라는 이름에 걸맞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 것. 물론 그는 의정부예술의전당이 국내 빅3, 빅4 공연장이 될거라는 큰 그림을 그려놓고 있지는 않다. 다만, 예술축제 도시로써의 세계속의 의정부를 만들기 위한 밑그림을 하나 둘씩 완성해 가고 있다.

문화 불모지에 예술의 꽃을 피우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사람들을 만나보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해 자부심은 둘째치고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이 더 컸어요. 기지촌이라는 이미지가 너무나 강했던 겁니다.”

사람들에게 수십년간 쌓여온 ‘군사도시’, ‘미군도시’, ‘기지촌’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문화예술 창조도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이 사장은 주민들의 삶 속으로 직접 뛰어 들었다. 출근길 전철역과 시장통을 누비며 전당이 어디 있는지 조차 모르는 시민들에게 축제와 공연 소식을 알렸으며 공연이 끝날때마다 공연장 출구 앞에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요”하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시민 참여 높이고 품격있는 ‘명품 공연’ 발굴
취임 2년만에 전국문예회관 최우수기관 결실


또한 시민들에게 좀더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1년 365일 시민들이 전당에서 문화예술적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문화예술 아카데미를 만들어 활성화 시켰으며, 관객들이 원하는 만큼 공연관람료를 내는 ‘희망티켓’을 운영해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장의 이같은 열정은 의정부 시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도 전달되면서 의정부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장으로 취임한지 2년만인 지난 2008년 전국문예회관 중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으며, 특히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 등의 악재속에서도 172회에 달하는 기획 공연에 13만5천여명 관람객 유치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개척 CEO, 이진배 사장은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미국은 현재 전세계의 문화예술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들이다. 또한 이 사장이 1970년부터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의 전신) 해외공보관으로 재직하면서 머물렀던 나라들이기도 하다. 그는 이 기간동안 한국의 문화예술을 세계속에 널리 알림으로써 전쟁후 폐허가 된 국가의 이미지를 5천년 역사가 살아 숨쉬는 문화예술의 국가 이미지로 바꾸는 데 조력자 역할을 톡톡해 해냈다.

1986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 첫 참가를 견인해 냈으며, 이듬해인 1987년에는 베니스영화제에 처음으로 참가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를 세계 언론에 알리는데 일조했다. 또 세계 최대의 아동 도서전인 ‘볼로냐 아동북 페어’ 첫 참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후 문화관광부 차관보를 거쳐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사무총장을 지낸 뒤 2005년 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사장에게서는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는 평가가 그치질 않는다. 문화예술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지난해 창무국제예술제를 의정부로 유치했고, ‘희망티켓’ 제도를 처음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급변하는 공연예술의 흐름 속에서 세계 최고의 예술작품을 만나 볼 수 있는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이진배 사장이 만들어 갈 축제의 도시 의정부의 미래는 누구나 기대해도 좋을만큼 가까이 와 있다.

의정부 예술의 전당은
다양한 장르의 축제·공연무대로 시민과 예술이 소통하는 ‘문화쉼터’ 우뚝

2001년 개관한 의정부예술의전당(의정부시 의정부2동)은 300명이 동시에 설 수 있는 무대와 1천25석을 갖춘 대극장, 237석 규모의 소극장, 전시장, 국제회의장을 갖췄다.

지난해 ‘명품 클래식 시리즈’를 통해 정명화, 유키 구라모토, 미샤 마이스키, 사라 장 등 쉽게 만나기 어려운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무대위에 세웠으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고 있는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늘근 도둑 이야기’ 등을 공연해 문화소외지역인 경기북부 지역 주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풀어줬다.

또한 국제음악극축제에서 프린지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해 시민들의 참여를 높였으며, 중단 위기에 처한 창무국제예술제를 의정부에서 개최해 주목받았다.

올해는 연극 ‘너무 놀라지 마라’, 최주봉과 강태기 주연의 ‘그대를 사랑합니다’, 모스크바 소년소녀합창단 내한공연, 뮤지컬 ‘맘마미아’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비롯해 국제음악극축제, 천상병예술제, 창무국제예술제,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들이 잇따라 펼쳐질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특히 노후된 무대장비들을 전격 교체하고 전면적인 리노베이션에 들어갈 예정으로 개관 10주년을 맞는 2011년에는 시민들에게 더욱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일보]윤철원기자 ycw@ekgib.com / 201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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