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사보「네 바퀴로 가는 창」
글ᆞ김우정 (문화마케팅 전문가, 문화마케팅센터 대표)
기업문화마케팅 성공의 법칙
기업에 있어 문화마케팅이란 기업 본연의 목적과는 매우 상충되는 낭비성 전략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 특히 문화예술의 특성과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예산의 낭비가 피부로 절감되곤 한다. 하지만 문화마케팅이 21세기 마케팅의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는 문화의 힘만이 개인, 기업, 나라 모두를 살찌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짧고 문화는 길다
문화마케팅은 기업과 문화예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상생(Win-Win)의 전략이다. 21세기 문화마케팅의 진정한 개념은 기업 홍보담당자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허울과 생색내기 일색의 협찬과 후원업무와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감성마케팅 전략이다. 이제 협찬이라는 구시대적 이미지 전술은 잊자. 최고 경영층 개인의 예술적 취향을 기업의 마케팅과 결부시키는 일도 버리자. 지금이야말로 기업의 문화전략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킬 때다.
21세기의 소비자는 감성을 중시하는 E-Human 이다. 문화마케팅이 각광 받는 이유는 바로 그 소비자의 감성을 존중함으로써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가장 발전한 마케팅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은 문화예술에 대한 구태의연한 사고를 접고 바꿀 것은 과감히 바꾸는 문화개혁을 선택해야만 하는 시점이다. 기업은 짧고 문화는 길다. 문화의 힘은 기업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생명연장 프로젝트라 불러도 과언은 아니다.
문화마케팅 성공의 법칙
해외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면 성공하는 기업의 문화마케팅이 경쟁사와 매우 차별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기업들 모두가 자사만의 독특한 문화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렇게 오랜 시간 문화마케팅을 펼쳐온 글로벌 기업들의 역사가 매우 유구하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문화마케팅에는 어떤 차별성이 존재하는지를 살펴보자. 아래 필자가 정리한 문화마케팅의 8가지 성공법칙은 국내외 문화마케팅 성공사례를 분석하여 얻은 연구보고서의 일부를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다.
기업의 문화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전략과 계획을 세워야 한다. 문화예술과의 연계를 도모하기에 앞서 계획과 명확한 목표를 먼저 설정하여 문화마케팅을 기업의 문화전략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감정과 경쟁사에 기초한 문화마케팅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이유 또한 기업의 문화전략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둘째, 기업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한 문화마케팅을 실행해야 한다. 고객의 패션, 성향, 행동 등에 초점을 맞춘 타켓팅 전략이야말로 새로운 고객관계를 창조하는 기업투자 관점의 문화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셋째, 문화마케팅에 자사의 제품과 기술을 접목시켜야만 한다. 자사의 기술영역, 제품영역을 적합도가 높은 문화예술에 효과적으로 접목시켜 세분화된 문화예술영역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선택과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사업의 기반이 되는 커뮤니티를 활용해야 한다. 기반이 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문화마케팅을 먼저 실행하여 높은 우호도의 對사회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의 경우 문화마케팅을 통한 지역사회 관계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다섯째, 기업은 문화마케팅의 성과를 반드시 측정해야만 한다. 투자비용에 근거한 지속적인 성과측정을 통해 이미지와 브랜드를 끊임없는 쇄신하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여섯째, 내부고객을 위한 문화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개발해야만 한다. 기업의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주는 문화마케팅 프로그램의 활용은 이를 매개로 직원과 고객의 벽을 허물고, 직원 복리후생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여기서 내부고객이란 임직원과 투자자 및 그들의 가족까지를 의미하며, 내부고객에 대한 투자는 결국 종업원 사기증진을 통해 기업매출의 증대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다.
일곱째, 기업은 문화예술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일회성, 단발성의 이벤트 프로그램은 투자 대비 효과를 거두기 힘든 것이 현실이며, 기업 이미지에 적합한 문화예술을 선별하여 적극적이고도 장기적인 문화마케팅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문화마케팅을 수행함에 있어 전문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문화마케팅은 문화예술의 감성코드를 활용한 전문영역의 마케팅전략임을 인식하고 전문가와 함께 기업내부의 문화자산 평가를 통해 효과적인 문화마케팅 수행을 위한 체질개선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 문화마케팅의 전략적 개념이 도입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관련한 전문가도 부족하지만 기업들의 문화마케팅에 대한 인식변화가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모습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다행이다. 이제부터라도 협찬이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문화마케팅 사고로 무장하는 길만이 기업 문화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는 출발선이라고 믿는다. 부족한 글을 마치며, 백범 김구 선생님의 말씀을 인용하여 필자의 생각을 마무리할 까 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백범 김구, '나의 소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