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일보]2007.11.19/조현석기자/paint@joongboo.com
`선녀는 왜` 연출가 변정주
언뜻 보면 힙합그룸 에픽하이\의 타블로를 연상시키는 깡마른 얼굴과 몸집에 검정빛이 어린 안경을 쓰고 있는 모습, 올해 의정부예술의전당이 제작하는 창작극 선녀는 왜?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변정주(32)를 만났을 때 느꼈던 인상이었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의 상주극단인 극단 우투리의 창단멤버인 그는 연극 날 보러와요를 비롯해 이리와 무뚜·\한국사람들 등의 연출을 맡았던 경력이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극작가인 김광림(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과 이미 수차례 작업을 했던 터, 그는 왜 이 작품의 연출을 하게 된 것일까?
그가 이 작품의 시놉시스를 본 것은 4~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품을 기억해뒀던 그는 2년 전 김광림에게 작업을 부탁했고 지난해 1차 원고 마무리에 이어 올해까지 5차례에 걸친 수정작업 끝에 작품을 완성하게 됐다고.
그는 작품에 대해 "우리들의 삶을 보는 현실적인 이야기"라면서 "일정한 기간을 두고 녹아들어간 작품이고 현실문제를 반영하면서 수정했기 때문에 현실이 잘 녹아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극단 우투리가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방향, 즉 별산대놀이를 중심으로 우리의 전통연희 형식을 현대에 맞게 표현한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사를 박자에 맞추는 장단대사라는 점과 움직임이 많다는 점이 이 연극의 특징, 많은 움직임에 따른 높은 부상위험 때문에 국내 극단들이 거의 하지 않는 공연자 상해보험을 들었다고.
익숙치 않은 형식의 공연, 혹 배우들은 연습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전통연희 기법을 해보지 않은 배우들(어린 배우들)은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연습시간도 일반연극보다 2배 이상 걸린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사가 박자에 맞춰서 가야하는 장단대사이다보니까 대본을 외우면 되는 다른 연극과 달리 연습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양주별산대라는 우리 전통연희가 현대연극에서 추구하는 연기와 표현력 측면에서 이를 극대화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배우들에게는 이익"이라고 말한다.
제목은 전래동화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 연극은 각종 부조리와 부패·인간소외·지배와 복종 등을 다루고 있다. 아무래도 현실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소프트한 감성적 스토리가 인기를 얻고 있는 요새의 트렌드와는 사뭇다른데 연출자로써 부담은 없었을까?
그는 "정말 관객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고통스럽더라도 보여주면서 생각해보고 세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한 것"이라고 답한다.
특히 트렌드가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따라가기 보다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에서 작품을 만들었으며 더 중요한 것은 트렌드냐 아니냐가 아니라 하고 싶은 연극을 하는 것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곁들인다.
대학로의 트렌드가 말초적이고 감각적이라는 말로 비판적 견해를 피력한 그는 "아무래도 현실의 삶이 어렵다보니까 공연장에 현실과 다른 잠시 머리를 식히는 차원의 공연이 많이 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는 나름의 진단을 내린 뒤 "(관객들이) 사회나 시대적인 고통, 진지한 것을 외면하고 달콤하며 단 것만 찾고 있는데 그런 것은 자기 자신에게 마약처럼 순간적인 쾌락을 줄 수는 있지만 진정한 도움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런 진지한 고민을 함께 나눌 관객이 소중하다고 밝힌 그는 혹여 연극이 현실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재미없다는 생각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었는지 "현실의 아픈 문제를 가볍게 드러내고 있어 연극은 재미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기승전결 구조는 극작의 일부일 뿐인데 기승전결의 구조가 옳고 다른 것은 틀린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많은 관객들이 다양한 형태의 연극을 접하면서 새롭고 다채로운 소통의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현석기자/paint@joongboo.com
[중부일보]2007.11.19/조현석기자/paint@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