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세토연극제에 대한 이해와 오해
  • 등록일2003-11-10| 작성자 베 * *

 

베세토연극제에 대한 이해와 오해

베세토연극제에 격려와 질책을 주신대 대해 우선 감사드립니다. 모두 귀담아들을 만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연을 보지 않은 분들께서 오해의 여지가 있을 듯 싶어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지적하신 것을 대략 요약하자면 다음의 이유로 관객의 참여가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 축제는 어우러짐인데, 어울릴 수 있는 축-예컨대 주제-이 없다.

- 합평회, 폐막식은 주인들의 집안잔치였다. 관객이 즐기지 못하고, 격식 차리기 행사였다.

- 열악한 자막 등 공연진행의 불성실함, 홍보취약 등이 문제이다.

우선 축제의 주제가 없다는 지적은 정확합니다. 베세토축제는 1998년에 <한중일 3국의 공통된 과거>라는 주제를 갖고 개최한 적이 한번 있는데, 한국은 국수호디딤무용단의 무용극<명성황후>가 참가했습니다. 주제를 극명하게 다루면서 완성도가 뛰어난 연극을 찾기가 3국 모두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베세토는 당해연도 전후해서 완성도가 높은 무대가 참가작 선정의 최우선 순위입니다. 초청받은 나라에서 4-5편 후보작의 비디오 테이프 등 공연안내 자료를 보내오면 주최국이 참가작을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자세히 관찰하면 작품의 공통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3국 고유의  전통문화유산을 어떻게 현대연극에 접목시키느냐에 대한 탐구입니다. 패왕별희, 시라노, 한국작품이 모두 그러한 노력에 대한 점검인 것입니다.

합평회가 상호칭찬에 머무르고, 폐막식은 집안잔치였다는 지적 또한 옳습니다. 세계 어느 축제보다도 상호작업에 대해 신뢰하고 따뜻한 우정을 나누는 게 베세토입니다. 예로 시라노 공연단은 일본 시즈오까 공연을 마친 다음날 입국한, 현실적으로 참가가 불가능한 데도 무리해서 참가한 경우입니다. 그 작품말고는 없느냐고 물으신다면 ‘예, 아니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시라노를 본 분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결론이 금년에는 시라노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보다 나은 작품이 없지 않겠지만, 항공료는 물론 체재비 역시 제한인원 20명 외 나머지 10명은 자부담이라는 페스티벌정신에 지극히 충실한  연극제라는 사실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기에 서로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합평회시 객석에서는 작품이나 공연진행에 대해서 지적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린 바 있습니다.

극장은 현실을 고발하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따뜻하게 감싸주고 의기를 되찾게 하는 장소입니다. 무엇보다 극장은 인간을 발견하고, 인간의 심성을 계발하는 곳입니다. 이번 작품들이 그런 몫을 제대로 했는지는 결국 개개인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자막과 홍보가 엉성하다는 지적 역시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자막시스템을 대여해 주는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작자는 활발한 홍보와 원만한 축제진행을 위한 펀드레이징에도 능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이렇게 자문해 봅니다. 정말 좋은 연극 공연에 관객이 구름처럼 몰려올까? 100여개 넘는 지방문예회관에서 한 해 연극공연이 몇 편이나 올려지는지 궁금합니다. 작품 탓일까? 아니면 홍보 부족일까? 아니면 우리 사회가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경시하기 때문은 아닐까? 서점에서, 영화관에서, 공연장에서 한결같이 가볍게 웃고 즐기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리고 혹시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한 사족 - 이번 축제는 의정부예술의 전당과 한국베세토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였습니다. 조건은 초청비, 공연비, 홍보비 등 모든 비용을 위원회가 맡고, 전당은 장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입장료 수입을 7:3으로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베세토 연극제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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